가장 이과적인 학문 수학과 예체능을 대표하는 음악. 얼핏 보면 큰 연관성이 없는 두 개의 영역이지만, 사실 수학과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음악 속에 수학이 있기 때문이다. 음정과 음향학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 수학자인 피타고라스의 한 발견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고 불리는 피아노의 건반도 피보나치수열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처럼 음악은 수학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수많은 천재들이 음악을 취미로 삼거나, 새로운 영감을 얻는데 사용했다. 실제로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라는 아인슈타인도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피아노 연주를 했다고 한다.
수학은 좌뇌, 음악은 우뇌 활성화해음악과 수학의 연관성 덕분일까. 음악을 잘하는 학생이 수학 점수가 높은 경우가 많다. 2019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교육심리학회지(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초등학교부터 계속해서 음악을 배워온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수학, 과학 과목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러한 현상은 노래보다 악기를 배운 학생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는 2012~2015년 동안 캐나다 공립학교를 다니는 12학년생 11만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상상력과 감성이 필요한 음악은 우뇌가 필요하지만,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수학은 좌뇌의 영역에 속한다"라고 설명하며, "악기를 다룰 때 양손으로 각각 다른 음을 동시에 쳐야 하는데 이러한 행동이 양쪽 뇌를 활성화하고 훈련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신경생리학 고든 l. 쇼(gordon l. shaw) 교수는 "음악 속 음의 높낮이나 박자가 수학적인 규칙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음악 감상만으로도 학생들의 두뇌가 자극되고 수학적 능력을 길러준다" 말했다. 고든 l. 쇼 교수는 1993년 모차르트 음악이 청자의 뇌세포를 자극해 기억력 등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한 적 있다. 당시 연구에 따르면 모차르트 음악을 9분간 들었던 사람은 음악을 듣지 않았던 사람보다 공간 추론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향상된 인지기능은 약 20분간 지속됐다.
음악과 수학 수업같이하면 수학 성적↑최근에는 음악을 들으며 수학 공부를 하면 수학 실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지난 6월 28일, 튀르키예 안탈리아 벨렉 대학교(antalya belek university) 기계공학부 아이차 아킨(ayca aki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교육 연구(educational studies)'에 이와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취학 아동부터 대학생까지 전 세계 약 7만 8,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55개의 관련 연구를 종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수학과 음악이 결합된 수업을 들었을 때의 수학 성취도가 그렇지 않았을 때 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연구에서는 학생들을 총 4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은 음악 없이 수학 수업만 들었고, 두 번째 그룹은 노래를 듣거나 음악 수업을 들은 후 수학 수업을 들었다. 세 번째 그룹은 악기를 연주한 후 수학 수업을 들었으며 마지막 네 번째 그룹은 수학 수업과 음악 수업을 합친 수업을 들었다. 이후 네 그룹의 학생들 모두 동일한 수학 시험을 치렀다. 이후 시험 성적을 확인했을 때 네 번째 그룹 학생들 중 약 73%가 첫 번째 그룹 학생들보다 시험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번째 그룹과 세 번째 그룹은 각각 69%, 58%의 학생들이 첫 번째 그룹 학생들보다 성적이 좋았다. 음악을 들으며 수학 공부를 하면 성취도가 더 높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연구진은 "음악과 수학을 결합한 수업은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수학을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