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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 기침 소리 특이한 백일해,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유는?

백일 동안 지속되는 기침을 의미하는 백일해(百日咳). 최근 법정감염병 2급으로 분류된 백일해의 환자가 경남 일부 지역에서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한 달새 백일해 환자 수가 4배가량 늘면서 감염 저지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백일해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백일해는 보르데텔라 균(bordetella pertussi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발작성 기침을 특징으로 한다.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할 때 튀어나온 비말을 통하여 전파되며, 1년 내내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늦은 여름에서 겨울철 발생이 많다. 백일해 감염균에 감염이 되면 평균 7~10일(4~21일)의 잠복기를 거쳐 다음 6~8주간 3단계의 임상 경과를 취한다. 카타르기(catarrhal stage): 1~2주 지속되며, 콧물, 결막염, 눈물, 경미한 기침, 미열 등 가벼운 상기도염 증세가 나타나며, 가장 전염력이 강한 시기이다.경해기(spasmodic stage): 기침 시작 후 약 2주 말이 되면 특징적인 발작 기침을 하게 된다. 짧은 호기 기침이 연속으로 나타나다가 숨을 들이쉬는 끝에 ‘흡’ 하는 소리(whoop)를 들을 수 있다.회복기(convalescent stage): 기침의 정도와 횟수 및 구토가 점차 감소하여 약 1~2주 지속된다. 그러나 회복기 이후에도 상기도 감염이 이환되면 발작 기침이 재발되는 수가 있고, 영아들에서는 발작 기침이나 whooping이 강해지거나 뚜렷해질 수 있다. 특히, 6개월 미만의 영유아에서 증상이 가장 심하며, 방치 시 폐렴, 호흡곤란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백일해는 통계적으로 1세 미만의 사망률이 가장 높다.어린이들 사이에서 백일해가 유행하는 이유는지난 1일 기준 전국 백일해 환자 186명 중 절반이 넘는 96명이 경남에서 발생했는데, 확진자 96명 중 보호자 3명을 제외한 93명 모두 만 12세 미만 어린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면역력이 약할수록 백일해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면역체계가 약하고 단체생활을 하는 소아에서 전염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하이닥 소아청소년과 상담의사 김해나 원장은 불완전 접종 상태를 이유로 꼽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영유아에게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을 생후 2개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3회 기초 접종하고, 생후 15~18개월, 만 4~6세에 추가 접종하며,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혹은 td(파상풍-디스테리아) 백신으로만 만 11~12세에 추가 접종한다. 그런데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백일해 예방접종률은 95%를 상회하나, 5~6차 추가접종 시기인 6세, 12세의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영유아기에 접종한 백신의 효과가 연령이 증가하면서 감소될 수 있으므로 기본 접종 이후 적기에 추가 접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4~12세는 백일해 추가접종이 권장되는 시기로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집 통원 아동 및 초등학생은 불완전 접종 상태에서 백일해에 감염되거나, 감염 시 주변 친구들에게 전파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추가 접종에 반드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주위에서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다면, 영유아의 경우 가속접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백일해는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전염성이 매우 높아 영유아를 돌보는 가족에게도 접종이 권장된다. 김해나 원장은 “성인은 증상이 경미해 백일해 균에 감염된 줄 모르고 기침, 재채기 하다가 기본 접종을 마치지 않은 영유아에게 병원체를 옮길 수 있다”며, “영유아 백일해의 주요 감염 경로는 가족이고, 그 중 32%는 어머니에게서 전염된다”고 말했다. dtap 예방접종력이 없는 40세 이상 성인은 tdap을 1회 접종 후, td를 2회 접종한다. dtap 기본 접종력이 확인된 성인은 마지막 접종 후 10년 이상 경과하였으면 처음 1회 tdap을 접종하고, 이후 10년마다 td 1회 접종을 권장한다. 임신부는 임신 27~36주 사이에 접종이 권장된다.백일해 확진된 우리 아이, 언제부터 등원시켜도 될까백일해는 처음 증상이 시작된 시기부터 발작성 기침이 나타나기 시작한 후 약 3주까지를 보통 전염기로 본다. 앞서 말했듯 백일해는 처음 증상이 시작된 카타르기에 전염력이 가장 강하다. 항생제별 복용기간은 다르지만, 백일해에 유효한 항생제를 복용 시 치료를 시작하고 5일 경과 후에 등교가 가능하다. 항생제 복용이 불가능한 경우 발작성 기침 시작 후 최소 3주간은 자택격리를 권고한다. 백일해 감염균에 효과를 보이는 항생제로는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 클래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등이 있다. 아지스로마이신은 5일간 투여를 권장하며, 생후 1개월 미만의 영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클래리스로마이신은 7일간 투여를 권장하며, 생후 1개월 이후부터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지스로마이신이나 클래리스로마이신 복용 중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면 투약을 중단해야 하는데, 이때는 설파메톡사졸-트리메토프림(sulfamethoxazole-trimethoprim) 복합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 복합제는 14일간 투여를 권장하며, 생후 2개월 이하의 영아에게는 투여하지 않는다. 항생제는 임의로 투약을 중단해서는 안되며, 백일해 합병증을 막고 전염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처방된 용량을 정해진 기간 동안 복용해야 한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해나 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