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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는 주사, 아무나 맞아도 될까?"... 올바른 치료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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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이 또래보다 유난히 더뎌 고민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특히 키 성장은 유전 영향이 크다고 알려진 만큼, 이를 두고 자책하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성장 지연에는 유전뿐만 아니라 특정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고, 때론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고려할 수 있는 치료 중 하나가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호르몬 치료'다. 그런데 적절한 치료로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욕심 때문에 치료 약을 오∙남용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강은구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는 "성장호르몬 치료는 치료에 앞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라며, "단순히 키를 키우기 위한 목적보다는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한지, 치료 방법과 부작용은 무엇인지, 또 치료를 받는 데 주의할 점은 없는지, 강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자세히 알아봤다.

성장호르몬 치료… 100명 중 3번째로 작은 경우 진행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뼈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의 합성과 지방의 분해를 촉진해서 뼈의 성장을 촉진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이런 성장호르몬과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약물을 활용하는 치료법으로, 부족한 성장호르몬의 기능을 대신하거나 보충하게 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주로 저신장을 겪고 있는 소아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활용된다. 저신장은 같은 연령, 성별과 비교해 3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이는 같은 연령과 성별의 아이가 1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키가 작은 순서대로 앞에서 3번째 미만이라는 뜻이다.

저신장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특발성 저신장'인 경우도 있지만, 특정 증후군이나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강은구 교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 증후군, 만성 신질환, 누난 증후군, 프라더 윌리 증후군이 대표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경우이고, 국내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성인의 경우에도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성인형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경우 근육과 골밀도를 감소시키고, 체지방률은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성장 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다. 이에 강 교수는 "hiv 감염증의 근감소증에서도 성장호르몬 치료가 fda 승인을 받아 사용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매일 1번씩 주사… 6개월마다 평가해 치료 지속 여부 결정
대부분의 성장호르몬 치료는 피하 주사 방식으로 하루 한 번 주사하게 된다. 이후 3~6개월마다 성장 속도를 평가하고, 혈액검사와 골연령(뼈 나이) 측정으로 치료의 반응과 부작용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소아청소년에게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거나, 키 성장이 연간 2cm 이하가 되면, 성인 키가 됐다고 생각해 치료를 중단한다. 보통 여아는 만 14세, 남아는 만 16세 정도 되면 성장판이 거의 닫힌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 목적으로 주사하게 되는 경우에는 치료를 더 오래 지속해야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강은구 교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성인 키에 도달해도, 재평가가 필요하고 성인형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될 경우 성인기까지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통∙피부발진부터 당뇨∙종양∙근골격계 질환까지… 부작용 알고 시작해야
성장호르몬제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지만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장호르몬은 체내 수분과 염분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방해할 수 있어서 손발이나 얼굴의 부종을 일으킬 수 있고, 이외에도 일시적인 뇌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 주사 부위의 두드러기나 피부 발진 등의 과민반응이 생길 수도 있다. 강은구 교수는 이에 대해 "부종은 대부분 성장호르몬 치료 초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진다"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의 설명처럼, 경미한 부작용들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사라지거나 치료를 중단할 만큼 위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를 중단해야 하거나, 치료를 지속하더라도 주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강 교수는 이에 대해 "성장호르몬은 혈당을 일시적으로 올릴 수 있어서 당뇨 가족력이 있는 경우, 종양으로 치료받은 이력이 있거나 유전성 종양의 경향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하더라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내분비 질환이나 척추측만증의 악화, 대퇴골두골단분리증과 같은 골격계 질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장호르몬 치료, 꾸준한 치료와 정확한 진단이 핵심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적절한 용량을 매일 꾸준히 주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치료가 장기간 이어지고 주사를 매일 맞아야 한다는 점은 아이와 보호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거나, 치료 효과가 시간에 따라 점차 감소하면서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심리적·경제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단순히 '키를 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실제로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지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강은구 교수는 "소아내분비 전문의 진료를 통해 성장호르몬 결핍이나 저신장증 여부를 먼저 진단하고, 치료의 필요성과 예측 가능한 효과에 대해 충분히 상담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아청소년기의 성장에는 영양, 수면, 운동,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함께 관리하는 것도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